여름철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과 닭백숙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캄필로박터균’ 식중독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무더위에 지친 몸을 보충하기 위해 먹는 닭고기가 자칫 복통과 설사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캄필로박터 식중독은 닭고기를 덜 익혀 먹을 때뿐만 아니라 생닭을 손질하는 과정에서 다른 식재료와 조리도구가 오염돼 발생할 수 있다.
캄필로박터균은 닭과 오리, 소 등 동물의 장내에 존재하는 세균이다. 사람에게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균은 ‘캄필로박터 제주니’로, 오염된 닭고기나 물을 섭취하거나 조리 과정에서 교차오염이 발생할 때 감염될 수 있다. 낮은 온도에서도 비교적 오래 살아남을 수 있어 냉장이나 냉동 보관만으로는 안심하기 어렵다.
감염되면 발열과 두통, 권태감 등의 초기 증상에 이어 복통과 설사, 구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은 오염된 음식을 먹은 직후보다 대체로 2~7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생한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며칠 전 먹은 닭고기와 조리 환경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장 주의해야 할 순간은 생닭을 씻을 때다. 흐르는 물에 생닭을 씻으면 물방울이 싱크대와 수도꼭지, 조리대, 식기 등에 튈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균이 손이나 칼, 도마를 거쳐 샐러드용 채소나 과일처럼 가열하지 않고 먹는 음식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커진다. 생닭을 깨끗하게 씻으려는 행동이 오히려 주방 전체로 세균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부득이하게 생닭을 씻어야 한다면 채소와 과일 등 다른 식재료를 모두 세척한 뒤 가장 마지막에 처리해야 한다. 생닭을 씻은 싱크대와 주변 조리대는 곧바로 세척하고 소독해야 하며, 생닭을 만진 손도 비누를 사용해 흐르는 물에 충분히 씻어야 한다.

장보기와 보관 단계에서도 식재료 분리가 중요하다. 생닭은 포장 용기에서 육즙이 새지 않도록 별도의 봉투에 넣고 다른 식품과 떨어뜨려 운반해야 한다. 냉장고에 보관할 때는 육즙이 아래로 흘러 다른 음식물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밀폐용기에 담아 가장 아래 칸에 두는 것이 좋다. 여름철에는 구입한 생닭을 상온에 오랫동안 방치하지 말고 신속하게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해야 한다.
조리할 때는 생닭용 칼과 도마를 채소·과일용과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 별도의 조리도구가 없다면 채소와 바로 먹을 음식을 먼저 손질하고 생닭은 가장 마지막에 다루는 것이 안전하다. 생닭을 손질한 칼과 도마를 물로 가볍게 헹군 뒤 다시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세제를 사용해 깨끗이 씻고 소독한 후 완전히 건조해야 한다.
닭고기는 겉모습만 보고 익었다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 두꺼운 가슴살이나 뼈 주변은 겉이 익어 보여도 속이 충분히 가열되지 않았을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닭고기의 중심온도가 75℃에 도달한 상태에서 3분 이상 충분히 가열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고기를 잘랐을 때 속살이 붉거나 핏물이 보인다면 더 익혀야 한다. 조리된 닭고기를 담을 때도 생닭을 담았던 접시나 집게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캄필로박터 식중독에 걸리면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영유아와 고령자, 임신부, 만성질환자,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증상이 심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설사가 계속되거나 혈변, 고열, 심한 복통, 탈수 증상이 나타난다면 임의로 약을 복용하기보다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름 보양식을 안전하게 즐기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생닭과 다른 식품을 철저히 분리하고, 손과 조리도구를 깨끗하게 씻으며, 닭고기 중심부까지 충분히 익히는 것이 핵심이다. 건강을 위해 마련한 보양식이 식중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가정과 음식점, 집단급식소 모두 조리 과정의 작은 위생수칙부터 다시 점검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