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24] - 빌립보 교회가 간직한 복음

자발적 고통을 넘어서… 디모데의 할례와 마케도니아 환상이 이끈 전환점

낯선 땅 빌립보, 지하 감옥의 기도와 찬송이 쏘아 올린 희망의 탄생

오직 복음 하나로 충분했던 빌립보 교회가 현대 교회에 던지는 본질적 질문

박상돈 교수 | 합동총회신학교

 

빌립보 교회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바울이 본 환상 아닙니까? 제2차 복음 전도를 앞에 두고 바울과 바나바가 다퉜습니다. 그냥 말다툼이 아니라 치열하게 얼굴을 붉히며 싸웠습니다. 그전까지 두 사람은 둘도 없는 동역자였습니다. 앞서가고 뒤에서 밀어주는 그야말로 보기 좋은 동역자였습니다. 그런데 바나바가 마가 요한을 추천하자 확 달라졌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각기 자기 갈 길로 떠나게 됩니다. 어쩔 수 없이 바울은 전도팀을 새롭게 보강합니다. 다행히 예루살렘 교회에서 섬기던 실라가 동참합니다. 바나바를 대체한 절묘한 조력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또 다른 한 사람이 추가됩니다. 그가 곧 젊은 청년 디모데입니다.

 

바울 사역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딱 한 사람이라면 누구겠습니까? 그가 바로 디모데 아닙니까? 바울 주변엔 늘 다양한 조력자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디모데는 그야말로 단 한 사람인 "One Man"입니다. 그래서 디모데에게는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다닙니다. 그중 하나가 바울에게는 믿음으로 낳은 아들이었습니다. 할례 문제로 한바탕 소동이 일었습니다. 예루살렘 총회는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소집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이방인은 굳이 할례받을 필요가 없음을 천명합니다. 할례 무용론은 결국 믿음으로만 구원받는다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구원은 오직 예수님을 믿는, 그 믿음 밖에는 없습니다. 한동안 교회가 할례 문제로 시끄러웠습니다. 하지만 예루살렘 총회는 정확하게 구원 교리를 제시했습니다. 돌아보면 바울 복음은 언제나 믿음으로 말미암는 구원이었습니다.

 

그 바울이 전도팀에 디모데를 합류시켰습니다. 더구나 이를 위해 디모데에게 할례까지 행했습니다. 디모데는 어머니가 유대인인데도 할례를 받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아버지가 헬라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대 출신 신앙인이면서도 할례받지 않은 특이사례입니다. 그가 전도팀에 합류하자니 주변 유대인들 시선이 따갑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디모데에게 뒤늦게 할례를 행했습니다. 사실 할례는 태어난 지 팔일째 되는 날에 베풉니다. 그러니 성격상 할례받는 자에게서 동의를 구하지 않은 비자발적 행위입니다. 그런데 디모데는 성인이 되어 할례를 받습니다. 다시 말해 바울은 디모데에게서 동의를 구한 후 할례를 행했습니다. 할례는 본질상 비자발적 행위인데 디모데 경우는 자발적 행위가 된 셈입니다. 

 

분명 바울은 할례와 구원은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왜 디모데에게 굳이 할례를 행하면서까지 그를 데려가려고 했습니까? 아무래도 바울이 계획한 아시아 복음화에 최적화된 인물이라는 확신 때문입니다. 그래서 디모데는 극한 고통까지 감내하며 할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웬일인지 하나님은 바울 계획을 비틀어버립니다. 바울이 아무리 강하게 기도해도 하나님은 꿈적도 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아니라고 강력하게 방향을 틀었습니다. 하다하다 바울에게 환상까지 보여주셨습니다. 바울은 그 환상을 보자마자 기도를 접었습니다. 그동안 수도 없이 기도해 왔던 아시아 복음화, 그 꿈을 내려놓습니다. 철저하게 하나님 뜻에 순종하고자 방향을 바꿨습니다. 그렇게 급선회한 지역이 마케도니아입니다.

 

하나님은 바울에게 환상을 하나 보여주었습니다. 꿈에 마케도니아 사람이 나타나 바울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 환상을 근거로 바울은 아시아를 떠나 유럽으로 선회합니다. 그렇게 마케도니아 첫 성이며 로마 식민지인 빌립보에 당도합니다. 로마 식민지란 로마 황제에게 속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빌립보는 로마법이 통용되는 자치도시인 셈입니다. 그래서 빌립보는 로마 사람이 절반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다시 말해 빌립보는 마케도니아에 있는 작은 로마였습니다. 로마와 비슷한 게 아니라 아예 로마 그 자체였습니다. 어쩌면 빌립보와 비슷한 사례가 영국 런던 아닐까 생각됩니다. 런던 역시 로마 축소판이라 해도 괜찮을 만큼 닮은꼴 아닙니까?

 

자, 그래서인지 바울은 빌립보에 도착하자마자 헤매이기 시작합니다. 바울 일행은 빌립보에서 여러 날 유했다(행 16:12)고 했습니다. 이는 바울 일행이 빌립보 이곳저곳을 누비며 다녔다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복음을 전했다는 뜻은 전혀 아닙니다. 빌립보를 읽고 알아가기 위한 체험 과정이었다고 보입니다. 바울이 빌립보에서 어떤 식으로 복음제시를 했는지 불분명합니다. 거의 침묵에 가까울 정도로 복음 전하기를 주저했습니다. 간간이 복음을 전한 듯하나 이 또한 소극적 대응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속 시원한 복음제시는 교도관에게 전한 말이 전부입니다(행 16:31). 

 

솔직히 바울은 빌립보에서 기도 말고는 딱히 한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빌립보에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빌립보 교회는 바울 사역 평생에 물질로 동역한 둘도 없는 교회입니다. 그러니 빌립보 교회 설립 이면사가 더더욱 궁금해집니다. 과연 빌립보 교회는 어떻게 세워졌습니까?

 

빌립보 교회 설립과 연관된 두 가정을 보십시오(행 16:15, 33). 한 가정은 두아디라 태생의 장사꾼인 루디아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한 가정은 바울을 가두었던 교도관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두 가정은 그 어떤 접점도 없습니다. 두 가정은 모두 바울에게서 식솔 모두가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런 만큼 빌립보 교회 연관성이 누구보다 높은 두 가정입니다. 그래서 두 가정이 과연 하나 된 교회로 작동했을까도 정말 궁금합니다. 왜냐면 두 가정은 민족 정체성이 너무도 달랐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세례받은 두 가정이 예배 모범도 배웠는지는 불확실합니다. 무엇보다 교회는 예배하는 공동체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과연 빌립보 교회는 어디에서 어떻게 예배를 배웠습니까?

 

바울이 가르친 예배 모범은 다름 아닌 지하 감옥에서였습니다. 바울과 실라가 차꼬에 매인 채로 하나님께 기도하고 찬송합니다. 어떤 이는 기도는 슬프고 괴로울 때 한다고 했습니다. 찬송은 반대로 기쁠 때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기도는 가능한데 찬송까지 했다니 의외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기도와 찬송이 하나로 어울린, 그 장면이야말로 예배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어떤 교회든 예배는 기도와 찬송이 교차하며 진행됩니다. 그러니 지하 감옥에서 바울과 실라가 예배했다고 하면 됩니다. 

 

그런데 사도행전 저자는 하나님께 기도하고 찬송했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예배라고 하면 될 일을 굳이 예배 요소인 기도와 찬송으로 말합니다. 이는 아무래도 예배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강론이 빠졌기 때문이라고 보입니다. 사도행전 저자는 누구보다 예배에 민감한 분입니다. 그래서 그 상황이 예배임에도 예배란 말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하나님께 기도하고 찬송했다고 하는 방향성만 남겼습니다. 그러니 무엇이 빠졌기에 예배란 말을 감히 사용하지 않았는지 성찰해야 합니다.

 

예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이겠습니까? 기도와 찬송도 분명 소중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한 요소가 무엇이겠습니까? 바로 말씀 선포입니다. 그 요소가 빠진 예배 상황이기에 기도하고 찬송했다고만 전합니다. 그런데도 지하 감옥 전체가 뒤흔들립니다. 옥문이 모조리 풀리는 놀라운 일도 나타납니다. 하지만 그보다 기도와 찬송을 듣던 죄수들 마음입니다. 그들은 너무도 차분했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 가정이 회심하는 놀라운 변화로 이어집니다. 빌립보 교회가 간직한 진리는 너무도 단순합니다.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행 16:31)

 

이 모든 상황이 빌립보 교회 초기 성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전부입니다. 바울 일행은 감옥에서 나온 후 곧바로 빌립보를 떠납니다. 그러니 양육은 고사하고 교회 설립 시점조차 애매합니다. 그런데도 빌립보 교회하면 또 떠오르는 말씀이 무엇이겠습니까? 빌립보 교회는 복음 하나면 충분하다는 삶을 증언합니다. 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오늘 우리 교회는 어떻습니까? 진리는 어느 시대건 단순 명료함을 잊지 마십시오.

 

 

 

작성 2026.08.11 17:56 수정 2026.08.11 18:14

RSS피드 기사제공처 : 미디어 울림 / 등록기자: 문여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NEWS 더보기
당신 회사가 가장 잘하는 일, 누군가에게는 기적이 될 수 있습니다
지역아동센터총연대 출범… 지역아동센터, 전국 단위 연대 기구 전격 발족
GS리테일, 2026년 하반기 대규모 신입 채용… 서류 접수 9월 21일..
삼성물산, 2035년까지 추진하는 스웨덴에 독점적 입지 확보 기대
학교급식으로 만나는 국내산 민물장어… 청소년 영양식 제공 및 어가 상생
멈춰야 할 때를 안다는 것
교실에서 벌어진 폭력, 처벌 이후의 교육은 어디에 있는가?
현대차그룹, 글로벌 3대 어워드 석권하며 세계 최고 수준 입증
인문학 통찰로 짚어낸 한국 교회 현주소와 미래
삼성전자, 갤럭시 S26 FE 국내 출시… 104만 5천 원에 최신 AI..
한화생명e스포츠, 2026 서울세계불꽃축제서 팬 체험 부스 운영
성북구, 2026 미래세대 마음건강 프로젝트 본격 추진
국산 AI반도체 탑재한 자율주행 청소로봇, 베린 IFA 2026서 첫선 ..
심야 로보택시 영토 넓힌다, 강남 심야 자율주행 로보택시 확대 투입
KRSA 글로벌 컨퍼런스 2026 개최, 기술 변혁 속 독서교육 지향점 ..
초록우산·제리백, 어린이들의 등굣길 안전 향상 위해 보행안전 가방 208..
현대로템, 국산 기술 기반 차륜형 의무후송차 개발 완료… K-방산 생명선..
삼성전자, 한국전력 시범사업 연동으로 주말 및 공휴일 전력 절감 지원혜택..
AI시대에 CD판매가 늘었다고?
석양
이게 진짜 오른 겁니까? 삼성·하이닉스 빼면 상승률 12% 불과, 겉만 ..
30대 돌연사 조기 경보
AI의 아이큐는 얼마?
의식주 말고 이식주 아닙니까? 최기상 의원 뼈 때리는 일침, 기본권 대책..
KB국민은행, 2026 하반기 신입 및 경력 180여 명 대규모 채용 안..
포스코스틸리온·부산시 4개 기관 합작, 부산 영도 주거환경 대혁신 선언
소진공·서울중기청·두나무, 2026 전통시장 디지털 혁신 아이디어 공모전..
딸깍넷, 2026 혁신 IT 대상 수상 실무형 인공지능 시장 선도
유튜브 NEWS 더보기

"조건 충족이 먼저입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계엄·전작권 압박에 흔들림 없는 돌직구 답변

이재명 대통령 "단 한 치의 빈틈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 실질적인 민생 개혁 주문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27] - 마가가 전하는 교회(3)

국회를 뭐로 보나… 답변 안 합니까! 영창 기록 질의에 입 다문 안규백 장관

청문회 전에 의원직 사퇴 생각 있습니까? 용혜인 청문회를 앞두고 쏟아진 질문

이게 제주도지사가 할 말입니까? 무책임한 치안 행정 질타하는 김민수

2026년 세제개편안 완전 정복, 방심하다 가업상속 세금 폭탄 맞는 이유!

용혜인 의원, 조금 지켜봐야!! 김상욱, 함부로 평가를 못하겠어요

(자막방송) 연금 몇만 원 더 주고 병원비 폭탄? 빈곤층 노인 두 번 울리는 정부 팩폭

(자막방송) 박은정 의원, 이게 지금 불로소득 아닙니까? 윤석열 17억 영치금 수급

(자막삽입) 도저히 납득할 수 없습니다. 해사 교장 출신 제독의 뼈 때리는 일갈

믿음의 선배들(11) - 광야의 성자, 안토니우스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 개편 시사, 김승원 법무부 장관 파격 발탁

다시 기용하신 이유가 뭡니까? 하정우 수석 재기용 논란

2026제주의눈물

송도맥주축제 짜이 등장

“히든싱어가 다시 만든 싸이의 ‘낙원’”

[4K]한 겹씩 쌓이는 중독의 맛, 라벨 볼레로 / 마르쿠스 슈텐츠 지휘 M. Ravel, Boléro(20...

제미나이로 유튜브 100배 무제한으로 즐기는 방법!!

2026 클로드(Claude) 기초 완전 정복 | 초보자도 이 영상 하나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