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과 『동의보감』 등 1차 사료를 검색해 역사 인물의 관점에서 질문에 답하고 근거가 된 원문을 제시하는 대화형 인공지능(AI) ‘현답(賢答)’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는다. 대동여지도를 바탕으로 현재 위치의 옛길과 지명을 설명하는 AI, 무형유산의 몸동작을 디지털 기록으로 남기는 서비스 등 국가유산·전통문화 자료를 활용한 수상작도 포함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정보원 등 5개 공동주관 기관과 개최한 ‘제4회 문화·체육·관광 인공지능·데이터 활용 공모전’ 수상작 15점을 8월 10일 발표했다. 공모전에는 신기술 활용 분야 129건, 문화데이터 활용 분야 412건, 데이터 분석 분야 61건 등 모두 602건이 접수됐다. 1차 서면심사와 2차 발표심사를 거쳐 대상 5점, 우수상 5점, 장려상 5점이 선정됐다. 공모전 공식 누리집에도 제4회 공모전 수상작 발표가 안내돼 있다.
국가유산 분야에서 눈에 띄는 수상작은 신기술 활용 우수사례 부문 대상인 ‘현답(賢答)-사료 기반 역사 인물 대화형 AI’다. 이 서비스는 조선왕조실록과 『동의보감』 등 1차 사료를 검색한 뒤 해당 역사 인물의 관점에서 현대인의 질문에 답하도록 설계됐다. 답변에는 근거가 된 원문 출처를 함께 제시한다. 질문에 직접 대응하는 사료를 찾지 못했을 때는 ‘직접 사료 없음’이라고 밝혀 AI가 근거 없는 내용을 사실처럼 답하는 문제를 줄이도록 했다. 문체부는 이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신기술 활용 아이디어 부문 우수상에는 ‘결(GYEOL)-유산을 보고, 듣고, 말을 걸다’가 선정됐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이용자의 현재 위치를 1861년 대동여지도의 옛길·산줄기·지명과 연결해 설명하는 대화형 AI 문화유산 해독 엔진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대동여지도와 공공 문화데이터를 근거로 활용하고, AI 답변에서는 판본과 공공데이터, 추정 내용을 구분해 제시하도록 구상됐다. 박물관·키오스크·모바일 환경에서 활용하고 다른 국가유산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무형유산의 전승 과정에 AI를 적용한 사례도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신기술 활용 우수사례 부문 장려상인 ‘손끝전승 AI-무형유산 신체기술 코칭 서비스’는 전통무용 등의 동작을 3차원 관절 데이터로 변환해 ‘디지털 무보’로 기록하는 방식이다. 학습자의 동작을 기준 동작과 관절 단위로 비교하고 교정하는 기능을 제안했다. 보도자료는 국립국악원 국악아카이브의 공공누리 제1유형 전통무용 영상을 기준 데이터로 활용·연계한다고 명시했다.
문화데이터 활용 우수사례 부문에서는 전통문화 자료를 어린이 교육과 디자인에 연결한 작품들이 수상했다. 대상인 ‘도란도란-문해력 기반 전래동화 생성 AI 플랫폼’은 아이가 하루 동안 경험한 내용과 문해력 단계에 맞춰 한국 전래동화를 각색하고, 독해력 퀴즈와 부모용 점검표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우수상 ‘휴담(HueTalk)’은 정약용과 소크라테스 등 동서양 12명의 인물을 대상으로 한국고전번역원의 고전 번역자료 등 실제 원전에 근거한 대화를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장려상 ‘무담-한국의 전통문양을 담다’은 한국 전통문양을 제품에 맞는 디자인으로 생성하는 AI 기반 플랫폼이다.
장애인의 문화 접근성을 높이려는 서비스도 다수 포함됐다. 문화데이터 활용 아이디어 부문 대상인 ‘색각이상 관람객을 위한 AI 박물관 색 접근성 서비스’는 e뮤지엄과 AI허브 공공데이터, 비전 대규모언어모델(Vision-LLM)을 활용해 작품의 색과 관련 정보를 관람객의 색각 특성에 맞춰 제공하는 구상이다. 신기술 활용 아이디어 부문 대상에는 인공와우 사용자가 자신의 청취 특성에 맞는 음악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존 음원을 보컬 선명형이나 리듬 강조형 등으로 재편곡하는 AI 서비스가 선정됐다.
데이터 분석 분야 대상은 트립어드바이저 다국어 후기 11만6806건과 관광숙박업·버스·지하철·일반음식점 등 4종의 공공데이터를 결합해 국내 58개 관광지의 특성과 과밀화 위험을 분석하고 맞춤형 여행지를 추천하는 플랫폼이 받는다.
시상식은 11월 17일 열리는 ‘2026 문화 디지털혁신 포럼’에서 진행한다. 대상 5점과 우수상 5점, 장려상 5점 등 총 15점에 상장과 상금 총 5000만 원을 수여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문화데이터 활용 분야 수상작 등을 포함한 6개 작품을 행정안전부 주관 ‘범정부 인공지능(AI)·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 진출작으로 추천했다.
이번 공모전은 AI가 국가유산과 전통문화 자료를 단순히 재현하는 수준을 넘어 원자료의 출처를 제시하고, 추정과 확인된 자료를 구분하며, 전승 동작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각 수상작의 실제 서비스 구현 수준과 역사·문화유산 정보의 정확성, 생성형 AI 답변에 대한 검증 체계는 보도자료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실제 서비스가 공개되거나 상용화될 경우 원자료 인용 방식과 데이터 이용조건을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