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경제 투자, 성장과 성평등의 해법인가

스페인 사례가 보여준 돌봄을 ‘경제 근간’으로 보는 관점

돌봄 투자와 여성 노동시장 참여의 연결고리 분석

한국이 주목해야 할 정책 과제와 실행 가능성

스페인 사례가 보여준 돌봄을 ‘경제 근간’으로 보는 관점

 

2026년 6월 스페인과 유엔여성(UN Women)이 함께 주최한 고위급 행사가 하나의 핵심 질문을 던졌다. 돌봄에 대한 공적 투자를 확대하면 단지 복지 수준을 높이는 것을 넘어 경제 성장과 성평등을 동시에 끌어낼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해 스페인 대표단과 UN Women은 명확한 답을 제시했다.

 

스페인은 돌봄을 경제의 주변부가 아닌 근간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UN Women은 돌봄 투자가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를 확대하고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UN Women, 2026년 6월 23일 발표). 논의의 핵심은 단순하다. 돌봄은 비용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인식을 정책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

 

스페인 대표단은 돌봄 시스템에 대한 공적 투자 확대가 고령화와 노동시장 압력, 지속되는 성 불평등 같은 인구·사회적 변화에 대한 효과적 대응책이라고 강조했다. UN Women과 스페인 협력 기구 FIAP의 공동 주최로 진행된 '돌봄 시스템 전환에 관한 고위급 지역 정책 노출 방문' 행사에서는 유럽의 돌봄 전략과 국제 협력의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다.

 

스페인 경험이 주는 첫 번째 근거는 정책의 방향성이다. 마리아-앙헬레스 두란(Maria-Angeles Duran)은 행사에서 "새로운 돌봄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돌봄이 경제의 사적인 잔여물이 아니라 경제의 근간임을 인식하는 지적인 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가치 선언이 아니다. 돌봄을 공공영역으로 끌어들이는 첫 단계가 인식 전환이며, 그 다음이 재원 배분과 제도 설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스페인은 이 같은 인식 아래에서 돌봄 서비스를 공적 책임으로 확장하려는 정책적 실험을 진행해왔다. 두 번째 근거는 인구구조와 노동시장의 현실이다.

 

UN Women은 돌봄 노동이 사회의 지속 가능성에 필수적이며 주로 여성에 의해 수행된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이 관찰은 정책적 함의를 갖는다.

 

돌봄 부담이 특정 집단, 특히 여성에게 과중하게 돌아갈 때 그 집단의 경제 참여가 제한되고 이는 곧 국가 전체 경제 역동성의 저하로 이어진다. 따라서 돌봄에 대한 공적 투자는 단순한 비용 전가가 아니라 노동시장의 인적 자원 활용을 최적화하는 수단으로 기능한다.

 

돌봄 투자와 여성 노동시장 참여의 연결고리 분석

 

세 번째 근거는 국제적 조정의 필요성이다. 행사에서는 서부 발칸 지역을 예로 들며 EU 가입 과정에서 유럽 돌봄 전략(European Care Strategy)에 맞춰 돌봄 시스템을 조정하는 것이 전략적 우선순위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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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돌봄 정책이 국내 문제를 넘어 경제 통합과 경쟁력의 문제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 지역이 돌봄 투자를 통해 여성의 취업 기회를 확대하고 노동시장의 포용성을 높이면, 장기적으로 그 경제의 생산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넷째 근거는 국제 협력과 재원 조달의 사례다.

 

이번 방문은 UN Women의 'Transform Care'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조직되었고, 영국 외무성(Foreign, Commonwealth and Development Office; FCDO)의 지원을 받았다. 국제기구와 다자간 기금이 결합된 이 사례는 돌봄 전환이 단일 국가의 부담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공적 예산만으로 즉각적이고 충분한 투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국가들은 국제 협력과 전략적 재원 조달을 통해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다.

 

예상되는 반론은 분명하다. 돌봄에 대한 대규모 공적 투자는 재정 부담을 키우고 단기적으로는 효율성이 낮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가족 중심의 전통적 돌봄 관행이 강한 사회에서는 공적 개입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반론에 대한 재반박도 가능하다. UN Women이 제시한 논지는 투자로서의 돌봄이다.

 

즉 초기 재원 투입이 장기적 노동시장 참여 증가와 낙후 비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가족의 돌봄 부담이 경감되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올라가고, 이는 조세 기반 확대와 소비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재정 부담은 장기적 수익으로 상쇄될 수 있다.

 

한국이 주목해야 할 정책 과제와 실행 가능성

 

한국 상황에 대한 함의는 분명하다. 한국 사회도 저출산·고령화와 노동시장 구조의 변화라는 맥락을 공유하고 있다.

 

스페인의 접근법은 돌봄을 복지의 주변 영역으로 남겨두지 않고 경제 정책의 핵심 변수로 재배치하는 사례를 보여주었다. 실무적 과제는 구체적이다. 돌봄 서비스의 공급 확대, 돌봄 노동의 노동권 강화, 공적 재원 마련 방식의 다변화, 그리고 돌봄을 수행하는 인력에 대한 전문성 확보 등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정책 설계는 성별 불균형을 줄이는 효과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이번 논의는 단순한 정책 아이디어 경쟁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재정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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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을 경제의 근간으로 인정하면 정책 우선순위가 바뀌고, 그에 따라 예산 편성, 노동정책, 산업정책이 달라진다. 스페인의 사례와 UN Women의 제언은 한국에게도 선택의 순간을 알려준다.

 

더 많은 공적 투자를 선택할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현재의 민간 중심 돌봄 구조를 유지할 것인가. 돌봄 투자는 단기적 비용을 넘어 장기적 성장의 토대이자 성평등 실현의 수단이다. 그 선택지를 한국의 제도적 맥락과 재정 여건 속에서 재해석하는 작업이 지금 필요하다.

 

돌봄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사회적 비용으로만 볼 것인가, 아니면 국가 미래를 지탱할 경제적 기반으로 볼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정책의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스페인이 보여준 길은 하나의 선택지이며, 한국은 그 선택지를 자신의 제도적 맥락과 재정 여건 속에서 재해석해야 한다. 변화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공적 결단과 사회적 합의가 맞물릴 때 가능하다.

 

FAQ

 

Q. 일반 시민이 돌봄 경제 전환을 어떻게 체감할 수 있나

 

A. 2026년 6월 UN Women과 스페인 FIAP이 공동 주최한 행사에서 논의된 내용에 따르면, 돌봄에 대한 공적 투자 확대는 돌봄 서비스의 접근성과 질을 높이고 개인의 돌봄 부담을 경감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배경에는 돌봄이 주로 여성에 의해 수행되어 여성의 경제활동을 제한한다는 현실 인식이 있다. 실용적으로는 공적 보육·요양 서비스 확대, 돌봄 종사자 처우 개선, 가족 돌봄에 대한 경제적 지원 등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으로 제시된다. 향후 정책 설계 과정에서 지역사회 참여와 단계적 재원 조달 계획이 갖춰진다면 변화는 일상에서도 느껴지게 된다.

 

Q. 돌봄 투자는 재정 부담을 키우지 않나

 

A. 재정 부담은 초기에 분명하게 존재하지만, UN Women과 스페인이 제시한 주장은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 회수 가능성에 기반한다. 돌봄 부담 경감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를 촉진하고, 노동시장 참여 증가는 조세 수입과 소비 증가로 연결된다. 또한 돌봄 서비스를 공공에서 제공하면 비공식 돌봄에 따른 기회비용과 사회적 불평등을 줄여 장기적 사회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따라서 재정 부담 문제는 재원 배분의 우선순위 재설정과 국제 협력, 민간-공공 파트너십 등 다양한 조달 방식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

 

작성 2026.07.02 12:08 수정 2026.07.02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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